네가 있음을 기억해
미랑 · 2003-11-17 21:46:50
언젠가 네 얼굴이 갑자기 궁금해지면
작은 목소리로 네가 한말을 따라하곤 했지.
아주 오랜세월이 흘러 널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
아주 오랜세월의 뒤에 있던 네 흔적을 맡았었고
내게 웃어주는 입가에 보드라운 향기가 좋았어.
사뿐히 걸어가던 그길의 네 발자욱도 나는 기억해.
다시 멀리서 널 바라보는 요즈음에는
더듬어 찾을 수 있는 모든기억에 이름을 붙여.
거울을 들여다볼 때 네 얼굴이 먼저 보이고
옷을 살 때 네 옷과 어울리는 색으로 골라.
너 있는 곳까지 뛰어가지 못해도
서쪽으로 해질녘에 안부를 묻고
서풍따라 찾아오는 구름이 네 채취담아와.
달빛에 반사되어 네 얼굴 보이고
나를 향해 물결치는 파도에 네노래 들려와.
살면서 가끔은 힘겨웁기도 하다고
오늘도 한때는 널잊었어도 위안을 하고
평생을 두고도 다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
하루에 한번은 널사랑하듯 내일도 살아지고
비오는 오늘밤에 널 그렸듯이
비개인 내일밤엔 널 보듬고파.
네가 있음을 기억하기 위해
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오늘을 나는 살았고
네가 있음을 기억하는 오늘이 행복했어.
난 네가 있음을 날마다 기억해.